패션 대기업 실적 비교를 2분기 숫자로 해봤습니다. 시장은 상반기 구매액이 24조8,000억원으로 7.7% 줄었는데, 삼성물산 패션부문 영업이익은 63.6% 늘고 한섬은 46억원에 그쳤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성적표가 갈렸습니다.
줄어드는 시장에서 웃은 쪽은 수입 브랜드를 쥔 회사였습니다.
이 글은 종목 추천이 아닙니다. 한국 패션시장이 3년째 왜 줄고 있는지, 그 안에서 삼성물산·L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코오롱FnC 5사의 2분기가 어떻게 갈렸는지를 같은 자로 놓습니다.
2편에서는 이 중 가장 크게 꺾인 한섬 한 곳을 따로 봅니다.
시장 수치는 트렌드리서치 집계를 인용한 패션비즈·시사온 보도, 회사 실적은 각 사 공시를 인용한 어패럴뉴스·시사온 보도와 FnGuide 분기 자료, 주가는 네이버 금융 9월 2일 종가입니다.
시장 -7.7%, 수입 브랜드 +30.8%. 대기업 4사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9.5%에서 1.3%까지 벌어졌습니다.

한국 패션시장은 2023년 정점에서 3년째 줄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리서치는 2026년 한국 패션시장을 44조4,955억원으로 봅니다. 2023년 48조4,167억원이 정점이었고, 2024년 -1.1%, 2025년 -2.5%(추정), 2026년 -4.7%(전망)로 감소 폭이 커집니다.

정점 대비로는 3조9,212억원, 8.1%가 빠집니다. 감소가 몰린 곳은 캐주얼복입니다. 2024년 18조8,407억원에서 2026년 16조6,399억원으로 11.7% 줄어드는 전망입니다(패션비즈).
원인으로는 고금리 부담, 실질 구매력 둔화, 가격 민감도 상승이 꼽힙니다. 옷을 덜 사고, 살 때는 더 따집니다.
그런데 같은 시장 안에서 반대로 움직인 숫자가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패션 구매액은 24조8,000억원으로 7.7% 줄었는데, 수입 브랜드 구매액은 30.8% 늘었습니다(시사온 8월 24일, 트렌드리서치 인용).
SPA도 다 같지 않았습니다 — 최대치는 유니클로뿐
‘싼 옷이 잘 팔린다’는 통념도 절반만 맞습니다.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의 2025년 매출은 1조3,523억원으로 늘었지만, 업계 2위 탑텐은 9천억원대로 매출이 후퇴했습니다(비즈니스포스트 3월 9일).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은 2025년 9월 주당 4,100원 공개매수를 거쳐 코스피에서 자진 상장폐지됐습니다(머니S 2025년 9월 24일). 그래서 이 시리즈의 기업분석 대상에서는 빠졌습니다.
정리하면 시장은 줄고, 그 안에서 수입 브랜드와 1위 SPA로 돈이 옮겨갔습니다. 이 구도를 대기업의 2분기 성적표에 대봅니다.
패션 대기업 실적 비교 — 2분기, 같은 자로
각 사 공시를 인용한 보도 기준입니다. 삼성물산은 패션부문 수치이고, 코오롱FnC는 ‘매출·영업이익 동시 상승’으로만 보도돼 부문 수치가 없습니다.
증가율만 보면 한섬의 +525%가 가장 큽니다. 그런데 비교 대상인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7억원이었습니다. 기저효과입니다. 절대 금액으로는 4사 중 가장 작습니다.

영업이익률로 자를 맞추면 LF 9.5%, 삼성물산 패션 9.1%, 신세계인터내셔날 2.4%, 한섬 1.3%입니다. 같은 분기에 위아래로 7배 넘게 벌어졌습니다.
패션 41개 상장사 합산으로는 매출 5조3,978억원(+9.8%), 영업이익 5,718억원(+52.6%)으로 업계 전체가 좋았던 분기입니다(어패럴뉴스 8월 19일). 그 좋은 분기에 한섬만 남는 게 없었습니다.
갈린 이유 — 수입 브랜드를 쥐었느냐
삼성물산 패션은 르메르·아미·메종키츠네 등 수입 브랜드 판매가 고르게 늘었고, 3월에는 프랑스 SMCP와 산드로·마쥬·끌로디·휘삭 4개 브랜드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맺었습니다(한국섬유신문 9월 2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 패션 매출이 31.8% 늘며 흑자로 돌아섰고, LF는 바버·킨·우포스 같은 수입 브랜드 입지가 넓어졌습니다(시사온).

토스증권 신세계인터내셔날 종목정보 화면 · 2026년 9월 2일 장 마감 후 조회. 화면 상단 가격은 시간외 거래가 반영된 값이며 본문 주가는 정규장 종가입니다
https://www.tossinvest.com/stocks/A031430/analytics
화면의 매출 구성은 패션 58.99%, 코스메틱 41.01%입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 패션에 화장품 사업까지 있어 패션 한 축만 보면 안 되는 회사입니다.
한섬은 다릅니다. 타임·마인·시스템 같은 자체 브랜드가 중심이고, 토스 매출 구성에서 자체 생산 ‘제품’이 72.24%, 수입·유통 ‘상품’이 27.02%입니다. 2분기 이익률 1.3%의 배경은 2편에서 숫자로 풀겠습니다.
여기부터는 제 해석입니다. 시장이 줄 때 사람들은 옷을 덜 사는 게 아니라 ‘아무 옷’을 덜 삽니다. 이름값이 있는 수입 브랜드는 덜 깎아 팔 수 있고, 자체 브랜드는 재고를 할인으로 밀어야 합니다.
그 차이가 이익률 9%와 1%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건 4사 한 분기의 대조에서 나온 추정이고, 각 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원인은 아닙니다.
주가는 실적 순서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네 종목의 9월 2일 종가와 밸류에이션입니다. 삼성물산은 건설·상사·바이오를 합친 지주 성격이라 패션 실적이 주가에 직접 비치지 않아 뺐습니다.
네 종목 모두 올해 4~5월 고점에서 내려왔고, 이익률 1위 LF만 낙폭이 -12.7%로 가장 작습니다. 코오롱인더는 패션 외에 화학·필름 사업이 커서 패션 실적만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PBR로 보면 한섬 0.23배, LF 0.36배입니다. 회사 장부가치의 4분의 1, 3분의 1 값에 거래된다는 뜻입니다. 이게 싼 건지 이유가 있는 건지는 2편의 질문입니다.
다만, 균형을 위해 셋은 짚어둡니다
첫째, 코오롱FnC는 부문 수치를 못 구해 표에서 뺐습니다. 어패럴뉴스는 매출·영업이익이 함께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둘째, 삼성물산 패션 수치는 매체마다 억 단위가 다릅니다(어패럴뉴스 5,927억·535억, 시사온 5,930억·540억). 이 글은 시사온 값을 썼고 차이는 반올림 범위입니다.
셋째, 상반기 구매액 -7.7%는 실측치이고 시장 규모 -4.7%는 연간 전망치라 기간이 다릅니다. 방향이 같다는 것까지만 읽으셔야 합니다.
정리 — 다섯 줄
- 한국 패션시장은 2023년 48조4,167억원 정점 이후 3년 연속 감소, 2026년 44조4,955억원(-4.7%) 전망입니다.
- 올해 상반기 구매액은 -7.7%인데 수입 브랜드 구매액은 +30.8%였습니다.
- 2분기 영업이익률은 LF 9.5%·삼성물산 패션 9.1%·신세계인터내셔날 2.4%·한섬 1.3%로 갈렸습니다.
- 웃은 쪽은 수입 브랜드를 쥔 회사였고, 한섬은 자체 브랜드 72%에 이익률 1%대였습니다.
- 네 종목 주가는 모두 고점 아래이고, 한섬 PBR은 0.23배입니다.
저는 이 표를 만들고 ‘패션주’라는 한 묶음으로 보던 습관을 접었습니다. 같은 분기에 이익률이 7배 갈리는 업종을 한 이름으로 부를 수는 없었습니다.
2편에서는 한섬 한 곳만 놓고, 매출이 늘었는데 이익이 사라진 2분기와 PBR 0.23배가 무엇을 뜻하는지 보겠습니다. 아래가 그 2편입니다.
https://blog.naver.com/devarchi33/224398724108
이어서 볼 글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주가는 2026년 9월 2일 장 마감 후 네이버 금융 일봉(수정주가) 종가이며, 고점 대비 수치는 같은 자료의 2025년 9월 1일 이후 최고가 기준입니다. 토스증권 화면은 장 마감 후 캡처본입니다.
회사 실적은 각 사 공시를 인용한 보도값이며 코오롱FnC 부문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시장 규모는 트렌드리서치의 추정·전망치입니다.
업데이트 · 2편(한섬)을 같은 날 발행해 위 ‘이어서 볼 글’에 연결했습니다.
글에 참고한 자료들
- 패션비즈 — 2026 한국 패션시장 규모, 44조5000억 전망··· 3년 연속 감소
- 시사온 — 해외 브랜드 호조에 매장도 북적…패션업계, 2분기 실적 '쾌청' (2026.08.24)
- 어패럴뉴스 — 65개 패션·섬유 상장사 26년 2분기 실적 (2026.08.19)
- 한국섬유신문 — 패션 빅4, 수입브랜드 다시 '성장엔진' (2026.09.02)
- 비즈니스포스트 — '가성비 패션' 호황에도 탑텐만 울상 (2026.03.09)
- 머니S — 상장폐지로 감시 피하나… '탑텐' 신성통상 '승계 논란' 확산 (2025.09.24)
- 토스증권 — 신세계인터내셔날 종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