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서 삼성전자 199번의 매매를 해부했습니다. 이번엔 계좌 전체입니다. 18개월(2025.2~2026.8), 62개 종목, 체결 2,760건. 총자산 1억 4,957만 원에 평가손실 -3,485만 원(-18.9%)인 계좌의 구조를 숫자로 뜯어 봤더니, 세 가지가 보였습니다. 사기만 하는 손, 손실을 만든 두 달, 그리고 복구의 비대칭입니다.



발견 ① 개미는 왜 팔지 못하나 — 5:1의 손
18개월간 매수 2,305번, 매도 455번. 다섯 번 사는 동안 한 번 팔았습니다. 잔고가 쌓이는 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심리입니다. 사는 것은 “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사는 일이라 즐겁고, 파는 것은 (손실이라면) 실패를 확정하는 일이라 미룹니다. 행동경제학이 말하는 손실회피 그대로였습니다. 제 계좌에서 매도가 몰린 달은 주가가 오르던 달뿐이었습니다 — 이익은 서둘러 확정하고, 손실은 계속 미뤘다는 뜻입니다.
발견 ② 손실은 18개월이 아니라 두 달이 만들었다
월별 매수 건수를 세어 보니 2026년 5월 384건, 6월 580건 — 두 달에 964건이 몰려 있었습니다. 원화 매수 금액으로는 약 5억 원, 18개월 원화 매수 총액의 72%입니다. 기아 89건, 삼성전자 97건, POSCO홀딩스 67건, SK하이닉스 29건… 전부 코스피가 신고가를 갈아치우던 그 두 달의 기록입니다.
지금 계좌의 평가손실 대부분이 이때 산 물량에서 나옵니다. 18개월 동안 잘못한 게 아니라, 잘 참다가 두 달을 못 참은 것에 가깝습니다. 계좌는 평균이 아니라 최악의 구간이 결정한다는 걸 이 차트가 보여줬습니다.

발견 ③ -18.9%는 +18.9%로 못 돌아온다
지금 계좌가 본전이 되려면 +23.3%가 필요합니다. 잃은 비율보다 벌어야 할 비율이 항상 큽니다. -30%면 +42.9%, -50%면 +100%가 필요합니다. 손실이 깊어질수록 복구는 기하급수로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조금 더 떨어지면 사서 빨리 복구하자"는 생각이 위험합니다. 추가 매수로 손실률이 깊어지는 순간, 필요한 복구율은 그보다 빠르게 자랍니다. 복구의 출발점은 더 사는 게 아니라 더 잃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바꿨나
① 재진입 가격을 미리 적어 둡니다 — “판 가격보다 얼마 아래” 없이는 다시 사지 않습니다. 앞 글의 삼성전자가 준 교훈입니다.
② 매수 전에 매도 계획부터 적습니다 — 목표가와 이탈가를 정하지 못한 종목은 사지 않습니다. 5:1의 손을 고치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③ 월 매수 건수를 셉니다 — 매수 횟수가 평소의 두 배를 넘는 달은 그 자체로 경고 신호입니다. 제 계좌에서 그 신호는 정확히 두 번 켜졌고, 두 번 다 무시했습니다.
마치며
계좌를 다 까 보니 범인은 시장이 아니라 패턴이었습니다. 오늘 밤 마지막 글에서는 이 계좌에서 가장 아픈 종목 하나를 다룹니다. 한 달 동안 31번 사서 -38%가 된 SOXL — 레버리지 ETF의 수학입니다.
자료: 본인 토스증권 체결 내역 전수(2025.2~2026.8) · 계좌 잔고는 KIS+토스 합산(2026.8.27) · 세전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