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은행 앱에서 알림이 하나 왔습니다. 금리 변동 주기가 다가온다는 안내였는데, 처음엔 그냥 넘겼다가 코픽스 뉴스를 보고 다시 열어봤어요. 7월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3.18%. 넉 달 연속 올랐고, 석 달 만에 0.29%p가 붙었습니다.
저도 변동금리로 집 대출을 받아둔 입장이라, 이번엔 대충 넘기지 말고 제대로 계산해보기로 했습니다. 같이 정리해보겠습니다.
코픽스가 정확히 뭔가요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데 드는 평균 비용입니다. 예금, 적금, 은행채 같은 걸로 자금을 끌어오는 값이죠. 은행연합회가 매달 중순에 발표하고, 여기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얹은 게 우리가 실제로 내는 대출금리가 됩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게 두 가지예요.
첫째, 코픽스는 한 종류가 아닙니다. 신규취급액 기준, 잔액 기준, 신잔액 기준 세 가지가 있고 각각 숫자가 다릅니다. 뉴스에 나오는 3.18%는 보통 신규취급액 기준인데, 이건 그 달에 새로 조달한 자금만 반영하니까 금리 변화에 제일 민감하게 움직여요. 잔액 기준은 과거 조달분이 섞여 있어서 훨씬 느리게 따라옵니다. 내 대출에 뭐가 붙어 있는지는 대출약정서나 은행 앱 상세 화면에 적혀 있으니 한 번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같은 뉴스를 봐도 체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둘째, 오늘 오른 코픽스가 오늘 내 이자를 올리지는 않습니다. 변동금리는 보통 6개월이나 12개월 주기로 바뀝니다. 지금 오른 숫자는 내 금리 변동일이 왔을 때 반영돼요. 이미 발송이 예약된 청구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아직 안 올랐는데?” 하고 안심하기엔 이르고, 반대로 내 변동일이 언제인지만 알면 대비할 시간은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오르나
코픽스 자체가 대출금리는 아니니까, 가산금리를 더해 실제 적용될 만한 구간으로 계산했습니다. 3억 원을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린 경우입니다.
| 적용금리 | 월 상환액 | 30년 총이자 |
|---|---|---|
| 4.0% | 143만 2천 원 | 2억 1,561만 원 |
| 4.3% | 148만 5천 원 | 2억 3,446만 원 |
| 4.5% | 152만 원 | 2억 4,722만 원 |
| 4.8% | 157만 4천 원 | 2억 6,664만 원 |
| 5.0% | 161만 원 | 2억 7,977만 원 |

0.3%p 오르면 월 5만 2천 원입니다. 한 달 커피값이라고 넘길 수도 있는데, 30년으로 쌓으면 1,885만 원이에요. 5억이면 같은 0.3%p에 월 8만 7천 원, 총 3,142만 원이 됩니다.
신용대출은 체감이 더 빠릅니다. 5천만 원 마이너스통장을 꽉 채워 쓰고 있다면 6.0%일 때 월 이자만 25만 원. 여기서 0.5%p만 올라도 2만 원 넘게 붙습니다.
빚이 2,000조를 넘었다는데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2,019조 8천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를 넘었습니다. 한 분기에 25조 9천억이 늘었는데, 이건 2021년 3분기 이후 4년 9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이에요.

숫자보다 흥미로운 건 구성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이 12조 2천억 늘 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2조 8천억 늘었어요. 한국 가계빚은 거의 항상 집 때문에 늘어납니다. 기타대출이 주담대를 앞지른 건 3년 만이에요. 한국은행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유는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코스피가 9,000을 뚫었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8조 원 근처까지 올라갔어요. 6월 9일 하루 반대매매만 1조 6,980억 원이었습니다. 빌려서 산 주식이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버리는 게 반대매매인데, 이게 몰리면 하락이 하락을 부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만 신용잔고 9조가 몰려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고요.
“가계부채 비율은 오히려 좋아졌다"는 말의 함정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5.3%로 떨어졌습니다. 2018년 이후 최저치라 언뜻 개선처럼 보여요.
그런데 이 비율은 분수입니다. 분자인 빚이 줄어야 낮아지는 게 정상인데, 이번엔 분모인 명목 GDP가 반도체 수출 덕에 전분기 대비 10.5% 급증했습니다. 빚은 그대로인데 나라 소득이 커져서 비율이 낮아진 거죠. 연봉이 오르면 대출 부담률은 낮아지지만 갚아야 할 원금은 1원도 안 줄어드는 것과 똑같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면 이 비율은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그래서 이 숫자 하나만 보고 대출 규제를 풀자는 논리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거예요. 실제로 취약차주 연체율은 1분기에 10.9%까지 올랐고, 금융안정지수도 6월에 16.9로 주의 단계를 넘었습니다.
은행이 막으니 2금융권으로
정부가 은행 대출 문턱을 높이자 사람들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카드사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5월 말 기준 비은행권 주택대출 잔액이 1년 새 22.1% 늘었어요. 같은 기간 은행권은 3.5%였습니다. 증가 속도가 6배 넘게 차이 납니다.
문제는 금리입니다. 은행에서 4%대로 빌릴 사람이 2금융권에서 7~8%를 냅니다. 총량은 관리되는 것처럼 보여도, 개인이 지는 이자 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구조예요. 하반기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목표를 1.5%에서 3%로 올려잡아서 대출 여력 자체는 늘어난 상태입니다.
이번 주에 확인해볼 것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연 2.75%이고, 8월 27일에 금통위가 열립니다. 신현송 총재 체제에서 인상 사이클이 진행 중이라 시장에서는 동결과 추가 인상 전망이 갈리고 있어요.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해볼 만한 건 이 정도입니다.
내 대출의 금리 변동일과 코픽스 종류를 확인하는 것. 이게 제일 먼저입니다. 변동일이 두세 달 안이라면 고정금리 전환이나 대환을 비교해볼 시점이고, 이미 지났다면 다음 주기까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승진했거나 연봉이 올랐거나 신용점수가 개선됐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보세요. 수용률이 높지는 않지만 앱에서 몇 분이면 되고 수수료도 없습니다. 안 되면 그만이니 안 할 이유가 없어요.
마지막으로,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한 번 들여다보시길. 쓰고 있다는 감각이 제일 무뎌지는 게 마통입니다. 저도 이번에 열어보고 생각보다 많이 써놨더라고요.
숫자가 크면 남 얘기처럼 느껴집니다. 2,000조는 감이 안 오지만, 월 5만 2천 원은 감이 옵니다. 결국 우리한테 필요한 건 후자 쪽이겠죠.
여러분 대출은 금리 변동일이 언제인지, 어떤 코픽스가 붙어 있는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저도 같이 계산해보겠습니다.